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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뱅이네 이야기

갯돌소리전복, 멸치건조장에 떴다!(2탄)

전복 전복죽 전복회 갯돌소리전복 전복손질 전복요리 완도전복
지난번에 다 쓰지 못한 멸치건조장 방문기입니다.^-^
(참조:
http://getdolsori.tistory.com/entry/멸치건조장에-갯돌소리전복이-떴다)

이번에는 멸치와 함께 살포시 그물의 품안으로 뛰어든 바다친구들을 소개할게요.

요 녀석은 뒤포리라고 하는데요. 사실 진짜 이름은 모르겠어요.
완도 어르신들은 뒤포리~ 뒤포리 하시는데 그게 '뒤포리'인지 '디포리'인지 표기도 정확하지 않네요.^-^;;
(세레기 라고 적었었는데 엄마가 보시고는 뭔 쌩뚱맞은 세레기냐고 얼른 뒤포리로 고치라고 알려주셨어요.ㅋ
저 때문에 잘못 알게 되신분들... 죄송합니다. 얼른 머리에 다시 입력해주세욧~^-^;;;)
멸치랑 (약간 아주 약간) 닮았는데 큰 멸치 보다도 몸집이 2배 이상은 크답니다. 
몸에 기름기가 많아 말려서 껍데기를 까 그냥 먹어도 고소하구요, 된장국을 끓일 때 넣어도 별미랍니다.
싱싱해서 눈이 참 맑죠? 등의 푸른빛은 실제로 보면 너무 너무 예뻐요~ 



평소에는 병어가 많이 잡히는데 이번에은 줄돔이 더 많이 잡혔어요.
은빛 반짝이는 물고기가 병어라는 녀석인데요, 무, 감자와 함께 갈치처럼 조림으로 먹으면 맛이 예술이예요~
살이 연하면서도 씹을수록 쫀득하구 고소한 맛도 나거든요~^-^ (하아.. 꿀꺽. 또 배가 고파지네요)
줄돔은 아시다시피 회나 구이로 먹으면 좋구요.
(사실 저는 줄돔 껍질의 씹히는 -오돌거리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아서 반기지 않아요.. 줄돔, 미안~)


얘는 좀 징그럽죠? ㅎㅎ 하지만 "못생겨도 맛은 좋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녀석이랍니다.
이름은 '쥐치'예요. 뭐 생각나는게 없으신가요?  빙고~ 이 녀석을 포로 뜬 다음 말린 것이 쥐포예요.
이제 이 녀석이 어떤 맛인지 대~충 아시겠죠? 아, 싱싱할 때는 뼈째 썰어서 회로 먹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쥐포로 먹어야 더 맛있다규~!!!) 



잘 보이시나요? 마이너스의 손이 또 발동을 했습니다.ㅠ.ㅠ
뿌옇게 찍히긴 했지만 분명 이 녀석들은 '해마'입니다. (디즈니 만화영화 '인어공주'에서 바닷가재 세바스찬이 '언더 더 씨'를 열창할 때 깜짝 등장한 상콤한 녀석들이죠? ^-^)
먹을 수도 없고, 이쁘기만 한 작은 녀석들이 자꾸 잡히는 걸 보면 속이 상하지만... 아주머니들은 가끔 요 녀석들을 손 위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며 즐거워 하신답니다. 귀엽다구요.ㅋㅋ 가만 보면 아주머니들이 더 귀여우세요~^-^ 



멸치 구경을 실컷 했으니 이제는 전복들의 집을 청소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약하고 파도도 낮아 선착장에는 낚시하러 온 아저씨들이 많았어요.
(하늘과 바다의 색이 거의 같아서 경계가 구분이 되지 않더라구요.^-^)



배를 타고 가다 송전탑(맞지요?)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라서요~



전복집에 도착했습니다. 전날 파도가 심했던 탓인지 물이 맑지 않더라구요. 떠밀려 온 해초들도 많구요.
그래서 엄마는 뜰채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틀에 한 번씩 꼭 이 일을 해야 한답니다. ㅠ.ㅠ



뜰채에 가득 담긴 것은 '진질'이라는 해초입니다. 농사를 짓는다면 썩혔다 퇴비로 쓸 수 있지만 어민으로서는 번거롭게 청소를 해야하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냥 놔둬두 되지 않냐구요? 안돼요~ 바닷물에 뜬 채 썩으면 공기가 물에 녹아드는 것을 막을테니까요. 전복들이 -다른 바다 생물들도- 더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야죠. 그래야 그걸 먹는 사람들도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아무튼 떠내고 떠내고 떠내고... 그렇게 두 시간 여의 작업이 끝나고서야 엄마는 겨우 허리를 폈습니다.
스트레칭을 하시는 뒷모습을 보는데 조금 짠...한 마음이 들더군요..
일이 끝나면 늘 허기가 진다며 밥도 잘 드시는데 또래의 다른 아주머니들 보다 마른 편이시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약간 살도 있어야 보기 좋을텐데...
관절을 자주 써야되는 일이라 파스냄새가 몸에서 가시지 않는 것도 가슴이 아프구요...     



갑자기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고맙게 느껴져 엄마의 얼굴을 사진에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금만 찍자고 했더니 "시골 아줌마 찍어서 어따 쓰게~ 가리는게 나아~" 하시며
햇빛 가리개를 한껏 잡아당겨 얼굴을 가리시더라구요. ㅎㅎ 
이 사진 올린걸 알면 엄마가 깜짝 놀라시겠지만 그래도 '자랑스런 내 엄마'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엄마의 모습을 담자..하는 생각만 들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다른 분들도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뒷모습을 담아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족은 때론 밉고 때론 낯설기도 하지만 역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모두모두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자구요. 어서 카메라를 꺼내보아요~ 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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